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직도 있을까
생각보다 퇴직은 갑작스러웠고, 그 후의 시간은 막막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거울을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나는 뭘 해야 하지?”였습니다.
40대 후반. 경력은 있었지만, 시대는 바뀌었고 이력서에 쓸 마지막 문장이 벌써 3년 전입니다.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제는 그게 너무 오래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 알게 된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우연히 지인의 추천으로 FKI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운영하는 중장년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신반의로 상담을 신청했고, 처음 전화를 받았던 그 목소리는, 어쩐지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따뜻했습니다.
이력서보다 먼저, 이야기를 들어줬습니다
첫 만남에서 그들은 내게 “어떤 일 하고 싶으세요?” 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금 어떤 기분이세요?”라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나는 잠시 말을 잊었습니다. 그동안 아무도 묻지 않았던 말. 나는 누군가 내 속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회복된 것 같았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변화
상담이 끝나고, 나는 자기소개서를 다시 써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다행히 생애설계 플랫폼에서 무료 템플릿과 예시를 받을 수 있었고, 센터에서는 문장 하나하나를 정리해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함께 수강한 ‘재도약 프로그램’에서는 모의 면접, 커리어 리포지셔닝 전략, 그리고 실제 취업 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가장 위로가 되었던 건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 같은 불안을 가진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함께 다시 서고 있었던 것입니다.
‘함께’라는 두 글자가 생각보다 많은 걸 회복시킨다는 걸 그곳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그 후의 이야기
나는 지금 한 중소기업의 HR 파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급여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업무에 대한 만족감은 훨씬 높습니다. 무엇보다, 다시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되찾았다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내게 요즘 묻습니다. “요즘 괜찮으세요?” 나는 웃으며 대답합니다. “네, 다시 괜찮아졌어요.”
혹시 지금, 누군가에게 필요해지는 법을 고민 중이라면
당신도 괜찮아질 수 있습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아주 작은 문의 한 통으로도 충분합니다.
기억해 주세요. 불안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누구나 다시 확신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걸요.


